목소리를 나누는 사람들 ‘삼성전자 봉사 동아리 메아리’

2014/07/04
공유 레이어 열기/닫기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당신의 목소리가 누군가에게 눈이 됩니다.”

이 감동적인 문구에 끌려 열정으로 달려온 사람들이 있습니다. 삼성전자 봉사 동아리 메아리(이하 ‘메아리’) 회원들이 그 주인공인데요. 삼성전자 임직원으로 구성된 메아리는 지난해부터 도서 녹음이라는 방식으로 시각장애인에게 책을 읽어주는 자원봉사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메아리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메아리는 최근 교육중인 3기까지 약 130여 명의 삼성전자 임직원들이 활동하고 있는데요. 1기 24명, 2기 50명, 3기 60명으로 회원 수도 점차 증가하고 있습니다. 경쟁률도 계속 치열해져 이번 3기는 약 2대 1의 치열한 경쟁률을 나타냈다고 합니다.

 

1권 도서 녹음하기 위해 40시간 필요

시각장애의 대부분은 후천적으로 발생한다고 합니다. 이 가운데 점자를 통해 책을 읽을 수 있는 시각장애인은 맹학교에서 학령기를 보낸 소수에 불과하다고 하는데요. 성인기나 학령기 이후 장애를 입은 시각장애인은 새롭게 점자를 배우기 매우 힘들다고 해요. 또 점자 도서의 발행 종류와 수도 많지 않고요.

그래서 메아리는 도서 녹음 활동을 통해 시각장애인의 눈이 되길 자청했습니다.

하지만 도서 녹음 과정은 결코 만만치 않은데요. 1권의 도서를 녹음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사전 준비가 필요합니다. 1권의 도서는 30분 분량을 15회로 쪼개 녹음합니다. 30분 분량의 녹음을 위해 2시간 정도의 사전 준비 시간이 필요한데요. 미리 도서를 읽고 분위기와 어조의 높낮이를 자연스럽게 연결하기 위해섭니다.

녹음 시간이 자유롭다 하더라도 1권의 도서를 완성된 녹음본으로 만들기까지는 약 40시간이 필요합니다. 매주 1회 2시간 정도 시간을 내어 도서 녹음을 한다고 하면 1권의 완성본을 만들기까지 적어도 약 5개월이 걸린다는 계산이 나오네요.

01 ▲ 이곳이 바로 메아리 회원들이 도서 녹음 활동을 펼치는 녹음실입니다. 오른쪽 사진 속의 마이크를 통해 전해진 회원들의 목소리가 시각장애인의 눈이 된다고 합니다.

바쁜 업무 일정에서도 1, 2기 회원들은 1권의 도서 녹음을 마치고 2권째 녹음을 하는 직원도 있고, 첫 번째 도서를 녹음중인 직원도 있다고 하니 1, 2기 회원들의 열정, 참 대단하죠?

 

목소리는 타고나지만 정성은 준비하는 것

메아리에서 활동하기 위해서는 까다로운 전문가의 평가와 전문적인 교육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지원자가 수원자원봉사센터 녹음실에서 오디션 원고를 읽고 녹음을 합니다. 그 파일들은 전문가에게 보내지고 전문가는 일일이 녹음된 내용을 들으면서 간단한 코멘트와 함께 A부터 E까지의 점수를 매깁니다. C 이상의 평가를 받은 임직원만 전문 교육 과정을 받을 수 있는데요.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교육 과정을 마치고 다시 평가를 받게 됩니다. 앞서 녹음된 파일에 지적된 사항들이 개선이 되었는지를 확인하고서야 비로소 봉사활동에 투입될 수 있습니다.

회원 선발 과정이 모두 끝나면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하상장애인복지관에서 요청한 도서 목록을 중심으로 1권씩 배정받습니다.

목소리만 좋다고 메아리 회원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하네요. 김병호 수원자원봉사센터 과장은 삼성전자에서 메아리를 만들고 도서 녹음 자원봉사 활동을 기획한 장본인입니다. 김병호 과장은 지난 선발과정에서 겪은 에피소드도 전했습니다. “주변에서 목소리가 좋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 자신 있게 지원했는데 선발 과정에서 탈락된 임직원 몇몇이 정말 많이 아쉬워하더라고요.”

01▲ 사실 김병호 과장 역시 시각장애가 있습니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에 근무하던 그는 지난 1993년 포도막염 발병 후 3년 동안 치료를 받았습니다. 치료를 마치고 다시 복직하는 과정에서 많은 삼성전자 임직원의 도움이 있었다고 합니다.

김병호 과장이 회원들에게 주문한 것은 다름아닌 ‘정성’입니다. 그는 “전문적인 기술은 교육과 녹음 과정에서 부수적으로 따라오게 돼 있다”며 “보통 30분 녹음을 위해서 회원들은 2시간을 준비하는데 이런 과정을 이겨내기 위해선 시각장애인을 이해하는 마음이 깔려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장 지원 봉사, 녹음으로는 느낄 수 없던 감동

메아리 회장이면서 1기로 활동중인 김혜영 재무지원그룹 차장은 3기 교육에도 빠지지 않고 참여하며 청강하고 있었습니다. 김혜영 차장은 “타고난 목소리로 할 수 있는 가벼운 봉사로 생각하고 지원했지만 도서 녹음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많았다”고 말문을 열었습니다. 하지만 “어려움을 반복하다 보니 더 큰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고 하네요. 도서 녹음 봉사 활동이 만만치 않은 일임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김혜영 차장은 애니컴 페스티벌 현장 지원 봉사 활동을 가장 강렬하게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시각장애인을 직접 안내하는 자원봉사 활동은 녹음만으로는 느낄 수 없는 또 다른 감동이었다면서요.

04▲ 바쁜 업무 중 강의 시간에 맞춰 달려온 김혜영 차장에게 회장이 된 비결을 묻자 "연장자 우대"라고 웃었습니다.

☞ '애니컴 페스티벌'이란?

애니컴 페스티벌은 시각장애인을 위한 정보화 검색 대회입니다. 시각장애인 참가자들은 전맹부와 저시력부로 나뉘어 ‘삼성전자 시각장애인 정보화교육센터’에서 갈고 닦은 정보화 검색 실력을 겨룹니다. 올해도 삼성전자 창립 45주년을 맞아 오는 11월에 열 번째 행사가 개최될 예정입니다.
메아리는 지난해부터 애니컴 페스티벌에 참여해 시각장애인 안내 봉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메아리 1기’인 김은혜 중국소프트웨어개발팀 선임 연구원은 “수필이나 소설 같이 쉬운 도서라면 조금 재미있을 수도 있지만 저는 처음 녹음을 한 책이 인문학 도서였어요. 한 문장이 다섯 줄이나 되니 정말 힘들더라고요”라며 지난 녹음 봉사를 회상했습니다. 김은혜 선임 연구원은 자신만의 녹음 노하우도 공개했는데요. “다큐멘터리 방송이나 성우 발성법을 따라 하면서 일관된 목소리를 내기 위해 연습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03▲ 시종일관 차분한 어조로 인터뷰에 응한 김은혜 선임 연구원은 "메아리 회원과 동화구연 특강과 같은 비정기적 모임을 계속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실 그의 고향은 사투리가 강한 지역인데요. 대화나 녹음 과정에서 그 사실을 전혀 눈치챌 수 없었습니다.

 

3기 교육 현장, 강의 교재는 다른 회원들의 목소리

02 ▲ 강의 시간 내내 웅성거리는 소리가 계속됐는데요. 메아리 3기 회원들은 강의 시간 내내 강사의 예시 문장을 쉴새 없이 따라 하고 있었습니다. 

메아리 3기의 교육은 삼성전자 수원디지털시티의 한 강의실에서 진행됐습니다. 투모로우 블로그 운영진이 교육 현장을 찾은 지난 1일 저녁 두 번째 수업이 있었는데요. 수업 시작 전 삼삼오오 강의실에 모이는 모습에서 사뭇 진지함이 느껴집니다.

1기부터 3기까지 통틀어 보면 30대 임직원이 많다고 하지만 이번 3기 회원은 다양한 연령층으로 구성됐습니다. 그 열기만큼은 한결같이 20대의 청춘 못지 않았고요.

09▲ 메아리 3기의 필기 방법은 특이합니다. 회원들 대부분은 단어나 문장을 적기보다 화살표로 억양을 그리고 있었습니다.

강의 교재는 강사와 다른 회원들의 목소리입니다. 직접 문장을 읽고, 다른 회원이 읽는 문장을 듣고, 억양을 따라 하는 과정 자체가 바로 실전 교육인 셈이죠.

메아리의 교육을 맡고 있는 신비 SBS방송아카데미 강사는 동아리 회원들에게 전문가적 기술보다는 ‘왜 말하는지’와 ‘어떻게 말할지’를 강조합니다. 결국 말하는 목적과 방법에 맞게 전달하는 것을 염두에 두라는 설명입니다. 신비 강사는 지난 1기부터 계속 강의하고 있는데요

이어서 신비 강사는 “교육을 받는다고 곧바로 실력이 향상되진 않지만 회원 스스로 본인의 문제를 파악하고 개선하려는 노력을 정말 많이 한다”며 메아리 회원들의 열정에 찬사를 보냈습니다.

08▲ 신비 강사는 외부에서 성우 전문 교육을 맡고 있는데요. 그래서인지 같은 문장을 다양한 어조와 느낌으로 재미있게 표현해 메아리 3기 회원의 웃음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이날 수업을 들은 3기 임연정 프린팅솔루션사업부 선임 연구원은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해서 지원했지만 쉬운 봉사는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고 하네요. 지난 수업에서는 “녹음을 할 땐 기본 톤에서 약간 높게 시작해서 음이 떨어지지 않게 마침표까지 쭉 읽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배운 것이 기억에 남는다고 합니다. 말하면서 동시에 손으로 억양을 그리는 모습이 정말 열정적으로 보였습니다.

05▲ 강의실 맨 앞줄에 앉은 임연정 선임 연구원은 강의 내내 열심이었습니다.

메아리는 앞으로 시각장애인을 위한 자원 봉사 외에도 노인시설이나 복지관을 찾아 책을 읽어주는 봉사로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하는데요.

삼성전자에서 목소리와 열정으로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들, 메아리의 활동이 계속될수록 더 많은 시각장애인들에게 도서가 전달될 수 있겠죠? 앞으로도 메아리의 다양한 활동을 기대해 보겠습니다.

기업뉴스

미래동행 > 사회공헌

삼성전자 뉴스룸의 직접 제작한 기사와 이미지는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삼성전자 뉴스룸이 제공받은 일부 기사와 이미지는 사용에 제한이 있습니다.
<삼성전자 뉴스룸 콘텐츠 이용에 대한 안내 바로가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