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래머들의 꿈의 요람, 삼성전자 S/W 멤버십

2010/07/01 by 블로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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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포스팅에서 밝힌 것 처럼, 나와 우리 형은 모두 소프트웨어 개발을 전공하지 않았다. 소프트웨어 개발을 전공한다는 것은 쉽게 말하기 어려운 것이지만 좀 쉽게 말해, "컴퓨터학과", "컴퓨터공학과", "전산학과", "미디어공학과"… 등등 최근에는 이름도 다양해 졌지만 "컴퓨터학과"에서 파생된 많은 학문을 배우는 곳을 전공하고 졸업한다는 것이다.

"물리학과" 출신이었던 내가 학교다닐때 좋아하던 과목은 전산물리, 그리고 정보통신공학 복수전공, 자신있는 분야는 수치해석… 이러한 부분들은 공채입사시험으로 삼성전자에 입사한다면, 내가 물리학과를 전공했다는 이유에 모두 가려질 것이다. 그리고 부품총괄 반도체 부문이나 LCD사업부로 입사하게 했을 것임에 틀림이 없다. 주변의 같은 과 친구들 중 삼성에 입사한 사람들의 대부분(일단 아는 친구는 100%)은 반도체와 LCD에서 근무하고 있다.

컴퓨터와 S/W를 좋아했던 나, 그리고 나 뿐 아니라 통계학과를 졸업했지만 스스로 컴퓨터가 좋아서 따로 학원까지 다니면서 배우고, 친구들과 진행한 개인프로젝트를 통해서 삼성전자S/W멤버십(이하 "멤버십")에 합격한 우리 형도 마찬가지로 나와 똑같은 생각을 했을 것이다. 통계학과를 졸업하고 삼성전자에 입사할 경우 지금처럼 S/W 개발자가 되지는 못했을 것이라 공감하고 있다.



대화중인 남녀

지금부터 얘기하고자 하는 멤버십은 전술한 것 처럼 입사의 한 방법이기도 하고, 혹은 입사에 큰 도움이 되는 조직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멤버십에서의 생활이나 그 조직의 존재이유가 "입사"라고 하는 부분에 치우치게 설명하는 것은 멤버십 출신인 나도 그렇거니와 많은 멤버십 동료들에게도 누를 끼치는 것이라 생각하기에 이 부분은 공식 홈페이지 (네이버에 찾아보세요) 를 참조하라고 하고 싶다. 멤버십은 멤버십, 입사는 그 생활과 조직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수 많은 과실 중 하나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처음 들어갈 때는 내가 만든 영상처리 어플리케이션을 다른 사람에게 기술프리젠테이션 해야 한다는 중압감이 컸지만 이를 성공적으로 진행(멤버십 시험)하고 나니 "강남한복판의 사무실" (나는 강남S/W멤버십 출신이다) "나만의 컴퓨터", "잘 곳", "먹을 것" (입을것은 주지 않지만 가끔 행사할 때 주는 츄리닝, 티, 모자 등을 생각하면 입을 것도…ㄷㄷ) 게다가 노력 여하에 따른 용돈(?? 과제 진행비), 피트니스 시설, 대형 TV에 게임기(기타 첨부파일에..)…….

나는 집이 서울이라 그러지 않았지만 아예 학교앞 전셋방 빼고 멤버십으로 들어오는 친구들도 있었다. ㄷㄷ;  멤버십 생활은 크게 세가지가 운영의 주축이 된다.

자치회
■ SIG
■ 프로젝트팀
■ 운영자



자치회


자치회 는 나 역시도 자치회의 일원이었고, 역할 역시 이름 그대로 자치회이다. 기본적으로 큰 틀과 방향은 운영자가 제시하지만 실질적인 운영은 자치회가 이끌고 나가게 된다. 자치회는 각 멤버십의 특성별로 조금씩 형태가 다르지만 회장/부회장을 필두로 학술분과, 장비관리자, H/W분과, 여성분과, 총무 및 기타 등등이 있다.



SIG
SIG는 Special interesting group의 줄임말로 특정학술 분야에 특별히 관심있는 사람들이 모여서 운영하는 일종의 학술 세미나 같은 것이다. 학술세미나의 경우 그 분야의 제한은 없을 뿐더러 SIG의 종류에 따라 생기자 마자 얼마 안가서 없어지는 녀석들도 있지만 몇년씩 계속되는 전통있는 시그도 생겨나게 된다. 궂이 스터디라고 하지 않고 SIG라고 하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단순히 스터디 해서 책 한권 같이 보고 책거리 하고 찢어지는 개념의 스터디가 아니다. 진행하면서 아이디어 매시업을 통해 과제로 발전하고, 논문으로 발전하고 이 들을 공개하여 세미나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이들을 단순하게 스터디라고 하기는 무리가 있다.



프로젝트팀
프로젝트 팀은 말그대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팀이다. 멤버십에서 운영하는 프로젝트는 회사측의 요청에 의해서 생겨나는 삼성과제와 스스로 과제를 찾아서 진행하는 창의과제로 분류되며 이들의 과제 성격을 살펴보면 창의과제는 주로 다양하고 실험적인 내용의 과제가 많으며, 반대로 삼성과제는 실제 제품에 적용되는 과제도 많다.

운영진은 말그대로 일종의 멤버십 보스이며 과제 평가 및 전체 운영관리를 담당한다. 이 들은 실제 멤버십 출신으로 입사 이후 멤버십 생활경력을 인정받아 운영자로 배치받는 이들이다.

이러한 여러가지 생활의 축이 있지만 이 중에서도 모든 회원이 반드시 참여해야 하는 것은 프로젝트팀 한가지 뿐이다. 그러나 나는 운영자를 제외한 모든 축에 참가하며 즐겁게 멤버십 생활을 즐겼던 사람이며 그 추억들이란 학교나 회사에선 만들어줄 수 없는 종류의 것이었다고 자부한다. 궂이 비교하자면 지원이 완전 빵빵한 동아리 같은 느낌이지만 동아리가 고만고만한 사람들이 모인거라고 할 때 멤버십에는 국내의 날고기는 프로그래머들이 모인다고 생각하면 대충 맞다.



작업중인 프로그래머작업중인 프로그래머

날고 긴다는 표현에 -_-+ 하는 표정 지으며 흥분하실 분들 눈에 선하다. 사실 엔지니어, 아니 프로그래머라는 사람들이 대게 그렇다. 기본적으로 자신의 분야가 있고, 기본적으로 자신이 있는 분야가 있다 보면 다른 사람을 인정하고 생각하기가 어려워 지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멤버십에서는 아니다. 모두 자신의 강점을 드러내고 SIG등으로 통해 공유하고, 자신이 못하는 것을 또한 배워간다. 나도 그 곳을 거쳐서 나왔지만 우리 회사의 인재 정책 중 가장 강력한 시스템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본다.

어떤 회사의 S/W 기반이 확립되기 위해서는 이야기 할 것이 많다.

누군가는 횡적인 조직이 있어야 한다고 말하고

누군가는 강력하고 실력있는 리더가 있어야 한다고 도 한다.

또 어떤 사람은 S/W 엔지니어링을 도입해야 한다고도 하고

어떤 사람은 빠른 의사결정과 개개인의 S/W 실력을 향상시켜야 한다고도 한다.

그러한 많은 아이디어 안에는 맞는 말도 있고, 틀린 말도 있겠지만 대게는 상황에 따라 다른 경우가 많고, 회사의 성격에 따라 다른 경우가 많다. 우리 회사는 원래부터 S/W로 차근차근 기반을 다진 회사는 아니다. 그런 만큼 S/W에 대한 소비자의 요구사항이 많은 것도 사실이며, 이 때문에 나같은 S/W 개발자들이 업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누군가가 저 위에서 어떤 것 하나를 고르라고 한다면 내가 고르는 선택은, Discipline 이라고 말하고 싶다. 프로그래밍은 개인에게 있어서 마치 무공을 닦는 사람의 수련과 같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마치 폐관수련이나 면벽수련처럼 혼자서 닦는 수련이 아니라 마치 소림사의 고수들 처럼 서로간의 공유와 갈고 닦음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수련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삽질을 햇다고 해도 그것이 헛되는 법이 없는 것이 마치 운동과도 비슷하다. 또 잘하는 사람이 이끌면 더 빨리 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보면 마치 공부나 학업 같은 것도 있다. 하지만 스스로 보지 않으면 알수 없고, 결국 중요한 것은 넓게, 치밀하게 봐야 한다는 점에서는 주식투자 같은 느낌도 받는다.

이건 개인의 S/W 실력도 그렇지만 회사의 S/W 역량도 같다고 생각한다. 실력있는 S/W 아키텍트가 전체를 끌고 나가고, 선배에게 배워 기본을 쌓고 대학때 배운 것들이 실제 사용되는 것을 배우면서 빠르게 커 나가지만 그 숫자가 중요하지 않고 진득하게 모여서 일관되게 쌓아올린 S/W는 엇나갈 수는 있어도 헛되지는 않는 것이다. 계속해서 데모와 상용화를 요구하는 모양새에서는 진정 진득하게 만들어진 진짜 S/W가 나오기는 힘들다. 너무 뜬구름 잡는 소리같지만 실제 현업의 S/W 시장과 이상적인 S/W 개발과의 괴리란 영원히 메워지지 않을 것같다. 그래서 요즘은 오픈소스같은 것들이 각광받나보다. 영리가 아닌 이상적이고 자발적인 원리(물론 배후에는 상업적 원리가 지배하고 있지만)에 의해서 개발되는 것들 말이다.



전시회에서 제품을 설명하는 모습
삼성 D'light에서 열린 멤버십 전시회를 가보면 멤버십의 창의과제는 회사의 가능성을 밝혀주는 시도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 정기적으로 열리는 전시회는 매년 그 수준이 높아져서 최근에는 각 사업부에서도 주목을 하고 주요 과제에 대해서는 계약 및 재개발을 진행하는 경우도 상당하다.



전시회에서 로봇을 구동하는 모습
이들 과제는 때로 외부 공모전에 나가 성과를 보일때도 많다.



모바일 콘텐츠 오픈마켓 어플리케이션 공모전 시상식
지금은 나도 OB이기 때문에 그 곳의 자료를 요청해서 받아보았다. 모르는 내용은 없지만 무엇을 드러내고 싶어하는지 애매한 구석이 있어서 말이다. 내 장담하건데 이 자료를 보고 느껴보는 것도 좋다. 하지만 이 자료, 사진.. 그 무엇도 그들의 정체를 알려주기엔 어림도 없다.

그들은 삼성전자의 미래(未來)이기 때문이다.

금준승
※ 본 블로그에 게시한 글은 개인적인 것으로 삼성전자의 입장, 전략 또는 의견을 나타내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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