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억을 모아 미국 스피드 스케이팅 팀을 살린 Stephen Colbert ! 밴쿠버에 오다!

2010/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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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phen Colbert를 아시나요?

한국에 유재석이 있다면 북미에는 Stephen Colbert가 있다?

그 이름이 생소하게 느껴지는 분들도 있으시겠지만 북미에서는 이 사람 모르면 간첩일 정도로 유명한 개그맨입니다. 우리나라 많은 개그맨들의 유머코드는 ‘몸개그’라면, 이 사람의 개그 코드는 바로 ‘풍자’ 입니다.
한국에서는 비와 댄스배틀을 펼친것으로도 한 때 유명했었는데요,
아니, 쇼호스트가 왠 댄스배틀이냐구요?

원인은 바야흐로 3년 전으로 흘러갑니다.

가수 비와 Colbert

가수 비와 Colbert. 출처 : 구글/출처가 명기된 이미지는 무단 게재, 재배포할 수 없습니다

Colbert는 2007년 타임지에서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사람 100인 중 한명으로 선정되는 쾌거를 이룹니다. 안그래도 높은데 또 승승장구 하는 그의 경력과 인기에 우쭐함을 느낄 때, 그의 반짝거리는 경력에 그림자를 드리운 사람이 있었으니!!

그가 바로 비 !! Rain 이었습니다 !!!

타임지 인기투표에서 우리나라 가수 비가 1위를 차지했었죠.
그 때, Stephen Colbert는 2위였습니다. 그럼 2008년에는 어땠냐구요?
Stephen의 염원대로 가수 비가 1위를 차지하지 못한 채로 2위를 차지했지만
Stephen Colbert는 !!!!!!!!!!!

….. 3위였습니다 ^^;;

작은 나라인 한국에서, 들어 보지도 못했던 가수 비(Rain)가 2년 연속 자신을 앞지르자
타임지를 분쇄기에 가는 것도 모자라 거기에 총질까지 해대죠. 그리고는 급기야 ‘비 안티클럽 회장’을 자처하며 자신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며 비에게 댄스 배틀을 신청했었습니다 !!!

‘뤠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인!!!!!!!’ 이라며 절규하는 그의 모습에서 일종의 처절함도 느껴지는데요,
그 때 당시 댄스 배틀 모습, 영상으로 보시죠 ^^

Stephen Colbert vs Rain – Dance Off

 

우리나라에서는 생소한 분이 많으시겠지만,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자신의 이름을 단 프로그램 Colbert Report 을 통해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의 진행방식은 조금 독특한데, 그는 쇼를 진행하면서 동명의 캐릭터를 만들어 ‘연기’를 하는 설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즉, 이 쇼를 진행하는 사람은 Colbert 그 자신이지만, 여기서 말하고 있는 그 사람의 캐릭터는 ‘연기’라는 겁니다.

Colbert Report를 진행하는 Colbert

Colbert Report의 한 장면

Colbert Report의 한 장면, 출처: 위키피디아

이 프로그램은 한마디로 말해서 ‘풍자쇼’ 라고 할 수 있을텐데요,
풍자의 대상은 정말 다양합니다. 자기 자신부터 미국의 대통령까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비판할 거리가 생기면 진지한 얼굴로 신랄한 개그를 펼치며 거침 없이 풍자합니다.
재치 있으면서도 정곡을 찌르는 말만 쏙쏙 골라하는 그를 많은 사람들이 천재라고 표현하기도 하죠.

그런 그가 !!!!! 바로 오늘!!!! 밴쿠버에 왔습니다.
Science World 바로 옆에 있는 Creekside park 에 있는 야외 무대에서 이틀간 Colbert Report를 진행했는데요, 그의 팬인 저 역시도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그의 쇼를 보러 갔습니다.

오랫만에 비구름이 걷히고, 파란 하늘과 따뜻한 햇살이 마냥 고맙기만 한 오늘, 그의 쇼를 보러 모인 사람들이 벌써 많이 모였습니다.

Colbert Report의 야외 무대
Colbert Report를 보기 위해 운집한 수천명의 사람들

그를 보려는 인파로, 이 공원은 발 디딜 틈이 없었는데요.
이 날 쇼에는 미국 프리스타일 스키 선수인 Speedy Peterson과 Ryan,

그리고 이번 올림픽 스노우보드 금메달리스트인 Seth Wescott 가 나와서 인터뷰를 했습니다.
미국 쇼이기 때문에 주 소재는 미국 선수들이었지만, Stephen의 말을 듣는 모든 사람들은 국적을 막론하고 인터뷰를 진행하는 그의 매력에 빠져버렸죠. 사실 이 날 그가 올림픽이 열리는 밴쿠버에 온 것에는 큰 의미가 있었습니다.

그 배경인 즉슨 !

미국의 스피드 스케이팅 팀은 이번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 독일의 은행인 DSB 에게 약 30만 달러(약, 3억 5천만원) 정도의 스폰서쉽을 받기로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은행이 파산하게 되면서 스피드 스케이팅 팀은 곤경에 빠지게 됩니다.

올림픽은 벌써 코 앞으로 다가 왔는데 연습장을 빌릴 돈마저 없어서 쩔쩔매던 그들을 구해준 건 다름 아닌, Stephen Colbert !!! 스피드 스케이팅 팀의 딱한 사정을 들은 그는 자신의 쇼에서 이 사실을 언급하며 사람들에게 자선 기금을 모을 것을 호소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모인 돈이 30만 달러를 넘어서서 지금은 40만 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약 4억 6천만원 정도에 육박했다고 하는데요, 정말 영향력 있는 사람이 아닐 수 없습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워낙 풍자로 유명한 그의 쇼라서 많은 사람들이 처음에는 그 것도 조롱하는 줄 알았다고 하네요. 이렇게 해서 그의 기금은 미국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들에게 돌아갔고, 그 결과로 Colbert는 그 팀의 공식 심리학자, 즉 멘토같은 존재로 그 팀의 정신적 지도자로 추앙(?) 받고 있습니다.

선수들이 연습할 때 입는 유니폼에는 Stephen Colbert의 이름이 써져 있다고 합니다.
Stephen Colbert 그 자신이 그 유니폼을 입고 찍은 사진이 스포츠 전문 잡지인 Sports Illustrated에 실려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Stephen Colbert가 스케이팅 유니폼을 입고 찍은 스포츠 전문잡지 Sports Illustrated 표지

출처: Sports Illustrated 홈페이지

Colbert Report 쇼에 나오는 그의 신랄한 모습과는 달리 이렇게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그.
실제로 보니 그는 정말 따뜻하고 부드럽고 남들을 배려하는 사람이었습니다.

무대 위에서는 정말 프로답게 열정적으로 쇼를 진행하다가도 무대에서 내려와서는 그 앞에 몰려있는 사람들에게 일일이 싸인을 해주면서도 일정 때문에 다 해주지 못해 정말 미안하다며 수줍게 웃는 모습은 무대 위의 그와 사뭇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무대 위에서의 카리스마 넘치는 Stephen Colbert

무대 위에서의 카리스마 넘치는 Stephen Colbert

무대 밖 팬들에게 따뜻하게 싸인을 해주는 Stephen Colbert

무대 밖에서의 따뜻한 그


열정적인 팬들은 그의 이름이 적힌 팻말이나 그림 등을 들고 와서 흥을 더 돋구었습니다.

Colbert의 그림이 붙여져있는 팻말을 들고와 흥을 돋구는 팬Colbert의 그림을 들고있는 팬들Colbert의 그림이 그려진 깃발을 들고 서 있는 팬Colbert의 그림이 그려진 팻말을 들고 있는 여성팬

그 곳에서 만난 여러 사람들은 다들 입을 모아
Stephen Colbert 가 정말 똑똑하고, 매력적이고, 자상하다며 애정을 숨김 없이 드러냈습니다.

사실, 미국 스피드 스케이팅 팀이 이 번에 처한 상황은 일시적이었지만, 여전히 스켈레톤, 루지 등의 비인기 종목은 스폰서도 없을 뿐더러 훈련 환경이 열악하다고 합니다.
한국에서도 이 번에 강광배 봅슬레이 감독의 열정 덕분에 처음으로 봅슬레이를 출전하게 되었고, 스폰서가 없어 정말 열악하게 훈련을 하는 스키 점프도 영화 <국가대표> 덕분에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죠.

Scott 과 인터뷰를 하고 있는 박현아 리포터

Scott 과 인터뷰를 하고 있는 박현아 리포터

인터뷰에 응해 준 깜찍한 Ian

인터뷰에 응해 준 깜찍한 Ian

이 둘은 입을 모아 Colbert가 정말 대단한 일을 했다며, 동계 스포츠 활성화에 많은 사람들이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Ian은 캐나다가 이 번 동계 올림픽을 개최하면서 비인기 종목에 대한 정부의 노력을 설명해 주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인기있는 축구, 야구, 농구 등이 어린이 교실을 운영하고 있는 것처럼 캐나다에서는 아이스하키에 대한 전 국민의 열정이 대단합니다. 그에 비해 다른 종목들은 아이스하키의 그늘에 가려 제대로 된 교육이 이루어 지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루지, 스켈레톤 같은 운동은 어디서 배울 수 있는 곳도 없어서, 선수 생활을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성인이 된 후에야 ‘아, 저거 한 번 해 보고 싶다’ 싶어서 시작을 하려고 하지만 회사 생활 등 일상생활에 걸리는 부분이 많아 제대로 된 선수 생활을 할 수 없는게 현실인데요.
그래서 이 번에 캐나다 정부에서 대대적으로 스포츠를 위한 재단을 만들어 비인기 종목 선수들도 걱정 없이 훈련 할 수 있도록 여러가지 정책 등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 중에 하나가 바로 회사에서 그 회사를 다니는 선수들에게 훈련 시간 동안 일을 빼 주면서도 급여를 지급하는 정책인데요, 우리나라 역시 수 많은 비인기 종목 선수들에게 다양한 기회를 부여 해 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Colbert에게 받은 싸인을 들고 있는 박현아 리포터

Colbert에게 받은 싸인과 함께

매 번 텔레비전에서만 보고 월드스타 비와 함께 했던 사람이라는 것 때문에 이렇게 가까이 볼 수 있다는게 신기하기만 했습니다.
그리고 직접 보니, 그의 따뜻하고 진지한 면모를 볼 수 있어서 더 좋았는데요, 그의 이런 노력에 부흥할 수 있도록 미국 스피드 스케이팅의 선전을 기원합니다.
( 물론, 메달은 한국이 따겠지만요 ㅋ)

그리고 대한민국이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유치하게 되면,
그것을 계기로 우리나라 비인기 종목들에 대한 지원과 관심이 더 높아져서 선수들이 좋은 환경에서
걱정 없이 훈련에 몰입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대한민국 화이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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